CATIA V5 · 대용량 어셈블리
카티아로 어셈블리를 열었는데 부품 수가 수백~수천 개를 넘어가면, 화면 회전 한 번에도 몇 초씩 멈추고 프로그램이 “응답 없음”으로 빠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옵션 세팅만 제대로 잡아도 같은 PC에서 체감 속도가 2~3배 이상 빨라집니다. 하드웨어 탓하기 전에 이 체크리스트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대용량 어셈블리에서 카티아가 버벅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모든 부품의 설계 히스토리(스케치, 피처, 구속 조건 등)를 RAM에 전부 올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핵심 전략은 “지금 수정하지 않을 부품은 가볍게만 띄우고, 불필요한 연산을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1. CGR 모드 + NAS 캐시 공유 (빠른 복습)
이전 글에서 자세히 다뤘던 내용이므로 핵심만 짚겠습니다.
- CGR 모드(Visualization Mode): 부품의 설계 히스토리를 전부 빼고 겉모양(껍데기)만 가볍게 표시하는 모드입니다. 트리 아이콘이 파란색/회색으로 표시되며, 형상 확인과 간섭 체크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수정이 필요한 부품만 우클릭 → Design Mode로 전환하여 작업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 NAS 캐시 공유: CGR 캐시 저장 경로를 NAS의 공용 폴더로 통일하면, 한 명이 먼저 열어 만들어 둔 캐시를 다른 팀원들이 재생성 없이 바로 공유하여 로딩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집니다.
Tools > Options > Infrastructure > Product Structure > Cache Management
→ “Work with Cache System” 체크 → 캐시 경로(Path to the local cache)를 지정합니다.
CGR 모드와 NAS 활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 ‘카티아 대용량 어셈블리 관리: CGR 모드 vs 디자인 모드 완벽 이해’를 참고해 주세요.
2. CGR 최적화 옵션 — 대용량 시각화 전용 설정
캐시 시스템을 켰다면, CGR 자체의 품질과 성능 균형을 직접 조정할 수 있습니다.
- 설정 경로: Tools > Options > Infrastructure > Product Structure > CGR Management
- “Optimize cgr for large assembly visualization” 체크: 이 옵션을 켜면 CGR 파일이 대용량 어셈블리에 더 최적화된 형태로 생성됩니다. 곡면 정보가 다소 단순화되지만 로딩 속도와 메모리 사용량이 크게 개선됩니다.
3. Display(디스플레이) 성능 옵션 — 체감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카티아의 3D 화면 렌더링 설정을 조정하면, 같은 하드웨어에서도 체감 속도가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대용량 어셈블리를 자주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옵션들입니다.
설정 경로: Tools > Options > General > Display > Performance
| 옵션 | 설명 | 추천 세팅 |
|---|---|---|
| 3D Accuracy | 3D 형상의 표면 정밀도(삼각형 메쉬)를 결정합니다. 값이 높을수록 표면이 거칠지만 가벼워집니다. | 기본값 0.20 → 대용량 작업 시 0.50~1.00으로 올려서 테스트 |
| Level of Detail (LOD) while Moving | 마우스로 회전/이동 중일 때 표시되는 디테일 수준입니다. 값이 높으면 움직일 때 단순화되어 더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 기본값보다 높게 설정 (체감 효과 큼) |
| Pixel Culling while Moving | 화면 이동 중 일정 픽셀 크기 이하의 작은 부품은 아예 그리지 않습니다. 볼트, 와셔 등 자잘한 부품이 많을 때 효과적입니다. | 기본값보다 높게 설정 |
| Occlusion Culling | 다른 부품에 가려서 안 보이는 면을 안 그리도록 해주는 기능인데, 대형 어셈에서 역설적으로 연산 부담이 더 커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 비활성화(체크 해제) 추천 |
3D Accuracy를 0.20에서 1.00으로 올리면 원통형 표면이 약간 각져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값은 화면 표시 용도일 뿐이고, 실제 설계 치수나 가공 데이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최종 도면을 내리거나 STEP/IGES 파일을 내보낼 때는 원래의 정밀한 형상 그대로 나가므로 안심하고 조정해도 됩니다.
4. Update(업데이트) 모드를 Manual로 변경
카티아는 기본적으로 어떤 부품을 수정하면 그와 연결된 모든 관련 부품/어셈블리를 자동으로 재계산(업데이트)합니다. 부품이 10~20개일 때는 문제없지만, 수백 개가 넘어가면 하나만 고쳐도 전체가 멈추는 원인이 됩니다.
- 설정 경로: Tools > Options > Mechanical Design > Assembly Design > General
- Update 항목을 “Automatic”에서 “Manual”로 변경합니다.
- 이렇게 하면 사용자가 직접 Update 버튼(Ctrl+U)을 눌러야만 재계산이 되므로, 작업 중간중간 원하는 타이밍에만 업데이트할 수 있어 버벅임이 크게 줄어듭니다.
업데이트를 수동으로 바꾸면 트리에 ⚡(번개) 표시가 뜨면서 “이 부품은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됐다”고 알려줍니다.
이때 최상위 Product에서 한꺼번에 Update All을 해버리면 위험합니다. 구속 조건이 꼬여 있거나, 중간에 에러가 있는 파트가 섞여 있을 경우 엉뚱한 위치로 부품이 날아가는 등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장 전에는 반드시 가장 하위의 작은 서브 Product부터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한 단계 위의 Product로 올라가면서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 건물을 아래층부터 점검하듯이 올라가야 사고를 미리 잡을 수 있습니다.
5. Undo(실행 취소) 스택 크기 줄이기
카티아는 실행 취소(Ctrl+Z)를 위해 지난 N회 동안의 모든 작업 상태를 메모리에 저장해 둡니다. 기본값이 10회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어 대용량 어셈블리에서는 이것만으로도 RAM을 수백 MB 이상 잡아먹습니다.
- 설정 경로: Tools > Options > General > PCS (또는 General 탭 내 Undo 관련)
- Stack Size를 기본값에서 3~5 정도로 줄입니다. (1로 낮추면 Undo가 1회만 가능하므로 실수할 여지가 있어 3 이상을 추천합니다.)
6. 기타 실무 팁 모음
| 팁 | 설명 |
|---|---|
| Do not activate default shapes on open | Options > Infrastructure > Product Structure > Product Visualization 탭에서 체크하면, 어셈블리를 열 때 각 파트의 형상을 바로 활성화하지 않아 초기 로딩이 빨라집니다. (비추)
단, 이 옵션을 켜면 프로덕트를 열었을 때 형상이 아예 안 보이는 상태가 됩니다. 원하는 파트나 프로덕트의 형상을 보려면 해당 항목에서 마우스 우클릭 → Representations → Activate Terminal Node를 선택해야 형상이 화면에 나타납니다. |
| Graduated Color Background 끄기 | Options > General > Display > Visualization 탭에서 “Graduated color background” 체크를 해제하면 그라데이션 배경이 단색으로 바뀌어 그래픽 카드 부담이 약간 줄어듭니다. |
| 불필요한 Product 숨기기(Hide) | 지금 작업에 필요 없는 서브 어셈블리는 트리에서 우클릭 → Hide/Show로 숨겨 두면 그래픽 렌더링 부하가 줄어듭니다. |
| Auto Save(자동 백업) 비활성화 권장 | 자동 백업이 돌면 대용량 어셈 상태에서 저장 시간이 길어져 멈춘 것처럼 느껴집니다. 게다가 자동 저장이 작업 도중 실행되면 잘못된 중간 상태(구속 에러, 미완성 형상 등)가 그대로 저장되어 오히려 데이터를 망칠 위험이 있습니다. 수동 저장(Ctrl+S)을 습관화하고 Auto Save는 꺼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
대용량 어셈블리 효율 세팅 요약 체크리스트
| # | 항목 | 설정 위치 | 핵심 |
|---|---|---|---|
| 1 | Cache System (CGR 모드) | Product Structure > Cache Management | 반드시 ON |
| 2 | CGR 대용량 최적화 | Product Structure > CGR Management | Optimize 체크 |
| 3 | 3D Accuracy 올리기 | Display > Performance | 0.50~1.00 |
| 4 | LOD / Pixel Culling 올리기 | Display > Performance | 기본값보다 높게 |
| 5 | Occlusion Culling 끄기 | Display > Performance | 체크 해제 |
| 6 | Update를 Manual로 | Assembly Design > General | Manual 선택 |
| 7 | Undo 스택 줄이기 | General > PCS | 3~5 정도 |
마치며
대용량 어셈블리에서 카티아가 느려지면 “컴퓨터 사양이 부족한가?” 하고 하드웨어부터 의심하기 쉽지만, 사실 옵션 세팅만 제대로 잡아도 같은 PC에서 체감 속도가 2~3배 이상 빨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CGR 모드 활성화, Display Performance 조정, Update Manual 전환 이 세 가지는 대용량 어셈블리 실무의 필수 세팅입니다. 위의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적용해 보시고, 체감 차이를 직접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CGR 모드를 항상 켜두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CGR 모드에서는 부품을 수정하려면 매번 Design Mode로 전환해야 하고, 형상을 바로 편집할 수 없어 오히려 작업 흐름이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평소 작업은 익숙한 Design Mode로 하되, 부품 수가 많아져 체감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질 때만 CGR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도구는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